[인터뷰] “넥슨과 메타버스로 손잡은 이유···압축 경험 가능” / 시사저널e 인터뷰

  • 작성일2023.04.20
  • 수정일2023.04.20
  • 작성자 김*현
  • 조회수2416
[인터뷰] “넥슨과 메타버스로 손잡은 이유···압축 경험 가능” / 시사저널e 인터뷰 첨부 이미지

신혜련 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교수
“플랫폼 콘텐츠 제작+비즈니스 모델 적용 목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IT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 중 하나가 프로젝트 출시 경험이 있는지다. 실제로 서비스해보기 전까지 절대로 쌓을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다.”

18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프로젝트룸에서 만난 신혜련 명지대 교수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때문에 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는 졸업 이수 요건으로 모바일 앱이나 게임 출시를 요구하고 있다. 

명지대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넥슨과 손잡고 넥슨의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기반 실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앱 기획부터 출시, 서비스까지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판단해서다. 실제 시장 분석 및 기획 단계를 제외하고 게임 개발에 걸린 기간은 2달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올해 산학협력의 목표는 게임 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를 소개한다면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는 사용자 관점에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 디자인, 코딩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과다. 한마디로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기르도록 돕는 교육을 추구한다. 실제 모든 학생들은 졸업 프로젝트로 앱이나 게임을 만들고 오픈마켓에 출시해야 한다. 콘텐츠를 출시한 후 연동된 데이터 툴을 통해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게 된다.


-산학협력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 혹은 역량은 

사용자 피드백을 받는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다. 이는 IT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다. 실제로 서비스해보기 전에는 절대로 쌓을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다. 게임사가 경력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경력자들은 이런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즉, 게임을 출시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사용자 경험을 축적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하는 이유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1인 개발이 가능한 구조다. 코딩을 잘하지 못해도 기획한 콘텐츠를 검증할 수 있단 점에서 우리 학과가 추구하는 교육 방향과 맞닿아 있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곧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프로컨슈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학생들은 플랫폼 내 제작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빠르게 출시해볼 수 있다. 우리 학과 졸업 프로젝트는 2년에 걸쳐 진행되는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압축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지난해 학생들이 실제 게임을 개발한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 또 사용자 데이터를 보고, 피드백을 받고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단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중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택한 이유는

로블록스 등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은 모바일에만 최적화돼 있어서 PC와 연동이 안 돼 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PC와 모바일이 실시간 연동된다. 또 개발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이 돼 있는 점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음성 채팅, 실시간 서버, 게시판 등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공동 작업 환경 및 다양한 템플릿과 리소스 등을 지원한단 면에서 개발 편의성이 높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이기 때문에 리소스가 방대하고, 마케팅에서도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2022년 메이플스토리 월드 산학협력 결과물 /사진=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넥슨과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해 이어 올해 넥슨과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난해 학생들은 초보 개발자용 루아 스크립트를 배우고, 넥슨 개발진과 프로젝트매니저가 작품에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협업했다. 고무적인 점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끝난 게 아니라 학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특성에 맞는 타깃층을 파악해 사용자 관점에서 게임성에 대해 고민하고, 게임을 개발해 라이브 서비스까지 했단 점이다. 


-산학협력 성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지난해 11팀 전원이 작품을 만들어 출시를 완료했다. 우수 작품을 따로 선발해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첫 오프라인 행사 ‘MCI22’에 전시하기도 했다. 

출시 후 사용자 지표를 확인하고, 피드백도 받는 과정에서 역량을 기른 점이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하다.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넥슨에 입사한 경우도 있었고, 졸업 프로젝트 및 메타버스 콘텐츠로 문화체육관광부, 네이버Z에서 주관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례도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공모전에서 청약홈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를 통해 대통령상을 수상하거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GIGDC 글로벌 인디 게임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학생들도 있다. 


2022년 메이플스토리 월드 산학협력 결과물 /사진=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넥슨과 산학협력은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인데, 목표는

올해는 ‘창작자 성공’에 초점을 두고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플랫폼을 분석해서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이 있는 장르와 콘텐츠를 갖춰야 하고,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 위주로 테스트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제하면서 게임을 지속해서 즐길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지난해 11월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창작자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게임성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넣는 작업도 하고 있다. 창작자로서 적게라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현재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공유한다면

현재 서바이벌, 디펜스, 아케이드 게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5월 31일까지 ‘메이플스토리 월드 개발 공모전’ 기간에 맞춰 출품할 계획이다. 

학교 차원에서 명지대를 메타버스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2년 과정 프로젝트로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로블록스로 구현할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실용적 기능에 집중하고, 로블록스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하다.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2D 플랫폼으로 대학교를 구축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명지대 메타버스에서 구축하려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학생들을 위해 쉬우면서도 실용적인 기능을 담으려고 한다. 그룹웨어 및 도서관 기능을 이식해 교내 공지, 강의실 위치 안내, 학점 이수 확인, 도서 대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현재 온라인강의 시스템은 E-클래스,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으로 분리돼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수강신청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수강신청은 다른 기능과 달리 접근성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과 산업 간의 연계가 약하다는 얘기는 과거부터 나왔다. 명지대는 넥슨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논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 올해는 넥슨에서 우리 학과를 대상으로 우수 작품 장학급을 지급하고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는 전용 공모전을 만드는 등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결과물을 낸단 점에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올해는 창작자로서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뿐 아니라 매출도 낼 수 있는 상황이기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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